[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GG(Grand Generation)는 기존의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다르게 스스로를 젊다고 인식하며,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GG 시장은 아직 미개척된 블루오션으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GG(Grand Generation)란 55~74세(1950~1971년 출생) 시니어들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은퇴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경제·사회·여가 활동을 이어가며 높은 소비력을 보유한 계층을 의미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발간한 ‘GG(Grand Generation) 마켓 공략 보고서’를 통해 “GG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새로운 소비권력이 형성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GG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고서는 GG 소비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감성 나이 타겟팅 △일상 속 노화 관리 △디지털 서퍼 △프리미엄 체험설계 △롤모델 ‘따라 소비’ △자립적 노후생활 지원 △사회적 교류 강화 등 7가지 전략을 제안했다.
#1 신체 나이보다 ‘감성 나이’에 맞춘 마케팅
GG는 생물학적 나이보다 10년 이상 젊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실제 연령보다 낮은 ‘감성 나이(Mind-aging)’를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카디스 아이웨어(Caddis Eyewear)’는 나이와 관련된 고정관념을 깨는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의 돋보기안경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GG는 나이에 맞는 제품보다 자신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줄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2 ‘일상 속 노화 관리’ 지원...‘프로에이징(Pro-Aging)’이 새로운 트렌드
GG는 젊게 보이기 위해 건강과 외모 관리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최근에는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속도를 늦추려는 ‘슬로우 에이징(Slow-Aging)’을 넘어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프로에이징(Pro-Aging)’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보고서는 이에 맞춰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이너뷰티(Inner Beauty) 시장이 2025년까지 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케어푸드, 메디푸드 등 새로운 식품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3 디지털 친숙한 ‘실버 서퍼’ 증가...맞춤형 디지털 서비스
GG는 MZ세대 못지않은 디지털 친숙도를 보이며,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 불릴 만큼 디지털 소비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 스마트홈,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ICT 기술을 접목한 제품 개발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특히 펨테크(FemTech, 여성 건강을 위한 기술) 시장에서 GG 여성을 위한 갱년기 불면증 개선 제품이나, 인지장애 예방을 위한 모바일 게임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 감성 소비 시대...프리미엄 경험 설계 필수
GG는 단순히 ‘싼 제품’보다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가치’를 중시한다. 은퇴를 앞둔 프리 시니어들은 자동차, 프리미엄 가전, 명품 등 고가 내구재 소비에도 과감하며, 여행과 문화체험에 대한 소비 의향도 크다.
따라서 기업들은 GG가 구매하는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를 명확히 제시하고, 구매 과정에서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따라 소비’ 증가...시니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GG는 과거와 달리 대중문화에 적극 참여하며, SNS에서 활동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을 받는다. 보고서는 시니어 인플루언서가 주도하는 ‘디토(Ditto)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GG 시장에 맞는 롤모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젊고 세련된 스타일을 유지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이 증가하며, 그들의 패션, 취미, 건강 관리법을 따라 하는 GG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6 ‘내 노후는 내가 책임진다’...자립형 노후생활 지원 증가
GG는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고자 하는 ‘셀프 에이징(Self-Aging)’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립적 노후생활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개인 맞춤형 케어식단 구독서비스, 가사 및 쇼핑 대행 서비스 등은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노후 대비를 위한 학습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7 사회적 교류 욕구 증가...관계 중심 마케팅 중요
GG는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이웃과의 관계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찾으며, 커뮤니티 활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GG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를 활용한 브랜드 충성도 강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시니어 커뮤니티 플랫폼 행크(Hank) 는 GG 세대가 관심사를 공유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GG 세대는 향후 30년간 소비시장의 핵심 고객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기존의 MZ세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GG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은정 동국대 교수는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20~30년 이상 혼자 오래 사는 1인 가구 패턴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은 MZ세대뿐만 아니라 GG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성향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근무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은 “GG 소비층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독립적인 경제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며 “연령별, 생애주기별, 라이프스타일별로 세분화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GG 소비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기업들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에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남기 기자 emozak@emoza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