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시니어 '9988 프로젝트' 가동
2040년까지 3.4조 투입
공공 30만·민간 3만명 고용 창출
정규직 채용기업엔 최대 6000만원
전용 주택도 2만5000가구 공급
대한민국 전체에 이어 서울시 인구도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처럼 저출생, 고령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서울시는 어르신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40년까지 시니어 일자리를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 총 33만 개 창출하겠다는 게 목표다.
◇ 서울 “어르신 공공·민간 일자리 창출”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서울시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86만6826명으로 전체(932만3492명)의 20.02%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가 국가 단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수도 서울도 초고령사회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시는 2040년까지 3조4000억원을 투입해 어르신 일자리 33만 개를 창출하는 내용의 ‘9988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9988 서울 프로젝트는 ‘99세까지 팔팔(88)하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르신을 단순히 돌봄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적극적인 사회 참여로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뒀다.
핵심은 역시 ‘일자리 창출’이다. 시는 시니어 일자리 확대를 위해 ‘일자리 3·3·3 대책’을 추진한다. 공공 일자리 30만 개, 민간 일자리 3만 개를 마련해 총 33만 개 일자리를 2040년까지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시 예상 노인 인구의 10% 수준까지 일자리를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노무 일자리 외에도 과거 경력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일자리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예컨대 교육 분야에서 어르신이 멘토링, 문화 해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식이다.
근로 의지가 있는 어르신을 위한 직무훈련 프로그램도 대폭 신설·확대한다. 어르신의 재취업을 돕는 ‘시니어 취업사관학교’는 2026년 개소를 시작으로 2040년까지 5개 권역에 설치된다. 중고 자동차 진단·평가, 건설·건축업 감리, 여행상품 상담 등 직무교육 과정을 꾸려 2040년까지 누적 취업자 3만 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이 어르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시니어 동행기업 인증’ 사업도 확대한다. 어르신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에 최대 6000만원의 근무환경개선금을 지원하고, 시중은행과 함께 금리 우대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 밖에 어르신 전용 구인·구직 시스템인 ‘시니어 인력뱅크’도 구축해 고학력·고경력 어르신 데이터베이스(DB)를 유지·관리한다.
어르신의 문화·스포츠 생활도 돕는다. 2040년까지 서울 전역에 복합 여가문화 공간 5곳을 조성해 시니어 공유 오피스, 노인-청년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파크골프장은 기존 33곳에서 150곳으로 늘린다.
◇ 시니어 주택 2만5000가구 공급
치매 어르신 등 돌봄이 필요한 인구에 지원도 확충한다. 시는 2040년까지 공공 실버케어센터 85곳, 민간 실버케어센터 140곳을 새로 짓는다. 폐원 예정 어린이집을 노인복지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맞춤형 데이케어센터도 자치구별로 2개소씩 총 50개소를 마련해 중증 치매 어르신을 위한 돌봄을 제공할 방침이다.
어르신에게 맞춤형으로 설계된 시니어 주택도 대규모로 공급한다. 시는 2040년까지 시니어 주택 총 2만5000가구를 건설할 방침이다. 화장실 안전 손잡이와 높낮이 조절 싱크대 등 집수리 공사를 지원하는 ‘자가형 시니어주택’ 사업 대상도 최대 1만 가구까지 확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르신이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돌봄을 받으며 건강하고 품위 있게 노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